토요일 오후 6시 반이 가까워지고 있다. 경기 종료 후 90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경기장 좌석과 통로는 아직 손님들로 가득하다. 보통의 경기장이라면 이 시간 쯤이면 청소와 정리를 마치고 비어 있을 터이다. 단지 경비원 몇 명만 남아 문을 잠글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의 골라인 바 라운지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아직도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중요한 건 돈을 아직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사회적 장소이자, 상업적 장소다. 조용한 빈 축구 경기장과 활기찬 스타디움 비즈니스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로 유명한 "체류 시간(dwell time)"의 한 예시다.
이것이 토트넘이 왜 그렇게 많은 입장수익을 올리는지(경기당 평균 480만 파운드 / 590만 달러), 그리고 토트넘의 수익원(revenue streams)이 강물(rivers)로 바뀐 이유 중 하나다.
(역자주: 수익 규모가 stream, 개천에서 river, 강으로 늘어났다는 언어 유희적 표현)
이것이 바로 규제와 제한이 강화되는 시대에 다른 구단들이 토트넘을 주목하며 새 구장 건립이나 리모델링을 고려하게 된 이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 당일 매출을 크게 늘린 토트넘의 골라인 바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잉글리시 축구의 매력이 프리미어리그의 세계적인 인기와 결합하는 시대, 구단들이 스포츠 산업과 비스포츠 산업의 영역을 넘나드는 때, 상업성과 유산, 건축물이 필수 방문지로 어우러질 때,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이 바로 그 모델이 되고 있다. 거대한 규모, 첨단 시설, 탁 트인 시야로 많은 이들의 축구장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이 구장은 진정 혁신적이다.
하지만 어디로 가고,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구단이 새 구장을 지을 때마다 복잡한 물음이 제기되곤 한다. 물류와 비용, 단점과 이점, 그리고 옛 팬들이 원하는지 아니면 오히려 원치 않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긴다. 지역 vs 글로벌이 살아있는 긴장 관계다.
애슬레틱에서는 새 구장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고려 중인 프리미어리그 4개 구단 - 아스널,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돌아보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최근 몇 년간 제자리 걸음인 올드 트래포드의 수용 인원
2006년 이후 일부 클럽의 경기장 수용 능력
아스널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는 매달 두 번씩 비둘기를 쫓아내기 위해 매를 데려온다. 그리고 구장 지하에는 티에리 앙리의 한 켤레 양말이 타임캡슐에 봉인되어 있다. 토트넘에는 유럽에서 가장 길다는 바가 있고 - 위에서 언급한 바로 그것 - NFL 전용 공간도 크다. 또한 주장 손흥민이 예전 해리 케인의 자리인 원형 탈의실 중앙에 앉고, 좌우로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올드트래포드에서 맨유는 자랑스레 프리미어리그 최저가인 3.4파운드에 맥주를 판매한다. 감독들이 서 있는 곳 뒤편에 있는 옛 선수 통로가 1910년 건립 당시의 유일한 원형 구조물로,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 때의 폭탄조차 못 깨트린 1미터 두께의 벽이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는 밀번 스탠드 꼭대기에서 북동쪽을 내다보면 환상적인 전망이 펼쳐지며, 아랫층 벽에는 1892-94년 뉴캐슬이 붉은색과 하얀색 유니폼을 입었다는 증거가 남아있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 언덕 아래로 내려오며, 리버풀에서 투어 차 이곳까지 온 24세 뉴캐슬 팬 아담이 말했다.
"저는 정말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수익을 위해 새 구장으로 확장해야 한다면... 하지만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반적으로 팬들은 실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새 구장이 생기면 신나겠지만, 주저하는 분위기도 있을 거예요."
타인강 둑에 반짝이는 새 구장이 생긴다면, 에버턴이 머지사이드에 그랬던 것처럼, 기대감이 생기지 않을까?
"구디슨 파크는 한동안 낡아가고 있었죠. 에버턴은 이사갈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난 시즌 구디슨 파크 덕분에 에버턴이 강등을 면할 수 있었고, 새 구장으로 가면 그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분위기를 잃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웨스트햄의 새 구장에서는 열정적인 지역 팬심이 사라진 것 같고, 에미레이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캐슬 투어를 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 카렌 모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1980년대에 아버지와 시즌권을 가지고 K스탠드에서 경기를 봤습니다. 이제 새 구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좀 더 현대적인 구장이 필요합니다. 지금 구장은 낡았거든요."
맨체스터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은 괜찮을까?
"절대 같은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의 위치 또한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 10억 파운드 구장과 바로 옆 낡은 공영주택단지의 대비가 자주 언급되지만, 토트넘의 옛 홈구장인 120년 전 지어진 화이트하트레인은 그런 면에서 더 잘 어울렸다. 그러나 토트넘 서포터스 트러스트의 마틴 클로크는 새 구장이 지금 자리에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2012년 개발 당시의 화이트 하트 레인 및 새 운동장 부지
2022년 완공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클로크가 말했다.
"구장이 같은 자리에 있다는 건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클럽은 동런던으로 이전하길 원했지만 말이죠.
새 구장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화이트하트레인의 옛 센터서클입니다. '여기가 토트넘의 고향'이라는 그 느낌이 중요한 겁니다."
아스널에서는 사랑받던 하이버리를 떠나면서 구장의 '아스널화' 과정을 시작했을 정도로 이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물리적 거리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했지만, 무형의 '영혼'이란 잣대로 따지면 얼마나 멀리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아스널 박물관의 한 액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아스널의 전설적인 국제적 명성과 매력의 대부분은 전설적인 하이버리에서 비롯되었다. 대중문화의 상징인 이곳은 대부분의 구단이 '경기장'이란 용어를 사용할 때 '스타디움'이란 칭호를 받았다."
1999년 이전 결정 후 7년 만인 2006년, 아스널은 하이버리를 떠났다. 주된 이유는 하이버리가 아스널에게 너무 작아졌기 때문이다. 1998-99, 1999-00 시즌에 아스널은 아르센 벵거의 매력적이고 우승 가능한 팀을 지켜보려는 입장권 수요 증가와 UEFA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챔피언스리그 홈경기를 웸블리에서 치렀다.
후자 역시 아스널의 재정과 관련이 있었다. 6만 장의 입장권을 고가의 기업석 수천 개를 포함해 판매하면 UEFA 경기 수용인원이 3만 5천 명 남짓한 하이버리에 머무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았고, 아스널의 연고이전에는 경제적이고 입장권 측면에서도 명확한 논리가 있었다.
2022-23년 상위 20팀의 수익 창출 방법
하지만 하이버리는 '안식처'였다. 이적하기 전 17시즌 동안 아스널은 4번의 리그 타이틀과 5번의 준우승을 했다. 하이버리의 역할을 수치로 환산할 순 없지만, 분명 아스널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 이후 17시즌 동안(2023-24시즌 제외) 아스널은 단 한 번도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다. 2번의 준우승에 그쳤다. 리그 순위만 보면 이전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스널을 지켜본 관중 수는 엄청나게 증가했고, 경제적으론 혁신적이었다. 아스널의 2005-06 하이버리 마지막 시즌 매출은 1억 3천7백만 파운드였다. 이듬해 '에미레이츠' 첫해에 2억 파운드, 그 다음 해에는 2억 2천3백만 파운드였다. 6주 전 아스널은 2023년 5월까지의 "연간 축구 수익"이 4억 6천4백만 파운드라고 발표했다. 지난 7월 아스널은 데클랜 라이스 영입을 위해 웨스트햄에 1억 파운드를 지불할 수 있었다.
2026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아스널의 새 구장은 올드트래포드와 세인트제임스파크의 최고 경영진에게도 토트넘 구장만큼이나 많은 정보와 교훈을 제공할 것이다. 기능과 디자인, 재무 등 배울 점이 많다.
아스널 서포터스 트러스트(AST)의 나이젤 필립스가 설명한다.
"아스널은 2006년 이전했지만 1990년대 중반 디자인으로 1999년 건축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에미레이츠는 30년 가까이 된 구식 디자인이죠. 토트넘이 새로 지은 구장과 비교하면 너무 낡았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4억 5천만 파운드의 프로젝트 비용 중 2억 6천만 파운드는 장기 프로젝트 채권으로 빌렸지만, 나머지 1억 9천만 파운드는 아스널의 상업 수익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미래 수익금을 쓴 거죠. 이래서 실제 그 시즌이 돌아오면 구장 건설비로 돈을 쓴 탓에 상업 현금이 없었습니다.
이게 바로 벵거와 클럽의 경쟁력을 오랫동안 망친 원인이었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위쪽과 관중석은 아파트, 경기장은 정원으로 바뀐 옛 홈구장 하이버리의 모습(
아래쪽)
그럼에도 아스널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어 그 수익을 챙겼다. 하지만 예를 들어 2010-11시즌, 이전 5년 만에 벵거는 지출 능력을 한탄했다. "우린 5천만 파운드를 주고 선수를 살 순 없습니다. 사실이에요."
팀의 경쟁력이 정체되면서 팬들도 새 환경에 대한 느낌이 바뀌었다. 필립스가 말했듯이 말이다.
"팬과 새 구장의 관계는 전적으로 경기력에 달렸죠."
클로크도 토트넘에 대해 같은 말을 했다. 새 구장에서 큰 시즌이나 순간이 있어야 애착이 생긴다. 클로크는 2019년 4월 크리스탈 팰리스전 개장 경기에서 손흥민이 첫 골을 넣었던 순간을 언급했다. 1주일 뒤 챔피언스리그에서 1-0으로 맨시티를 꺾었을 때(역시 손흥민 골)도 큰 환희를 느꼈다고 말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바로 전 에버턴을 상대로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였죠. 모두가 너무 행복해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팬들이 일찍 와서 친구들을 만났고, 구장에서 시간과 돈을 보냈어요.
시야가 정말 좋더라고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 보이고 진짜 축구 구장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규모도 환상적이고 토트넘을 떠나지 않았다는 게 좋았죠.
하지만 곧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때의 축구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구장은 돈벌이 기계라는 이야기가 돌더군요. 분위기도 구리고 옛 구장만 못했다는 소리도 나왔죠."
2023-24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가장 저렴하고 가장 비싼 표준 성인 시즌권 가격 비교
미켈 아르테타도 최근 팀 성적이 좋아지면서 구장 분위기가 나아졌다고 계속 언급하고 있다.
"오랜만에 본 한 분이 계셨는데, 2년 만에 처음 구장에 오셨다더군요. 그분 말씀으로는 이게 하이버리 시절 이후 최고의 분위기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하이버리(Highbury)를 '도서관'(library)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운율(
Highbury,
library
)도 한몫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두 북런던 구장 모두 지역에서 굉장히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콘서트와 NFL 경기, 그라운드 밑 카트 경기장까지 갖춘 토트넘 구장은 유로 2028 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모든 게 인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클로크는 최근 입장료 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루턴전에서 일부 팬들이 이에 대한 시위를 벌였다. 회장 다니엘 레비의 연봉은 650만 파운드에 달한다.
입장료와 티켓 구매 가능 여부도 이미 뉴캐슬 유나이티드 시즌권 소지자들의 문제가 되고 있다. 단지 5년 전인 2018년 레스터시티와의 리그컵 경기에는 2만 3천여 명밖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는 마이크 애슐리의 재정 운영으로 팬들의 사기가 꺾여 있던 시기였다.
오늘날 사우디 인수 이후에는 6만 명이 넘는 관중을 어떻게 수용할지가 문제다. 세인트제임스파크는 건축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뉴캐슬이 성장하려면 이전해야 할 지도 모른다.
2019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팬 확보가 쉬워진 것 같다. 하지만 지난주 뉴캐슬 유나이티드 서포터스 트러스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73%의 응답자가 "리노베이션을 거친 세인트제임스파크에 남기를" 원했다. 이전을 원한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뉴캐슬의 경기장 재개발은 이스트 스탠드 뒤에 있는 주택으로 인해 제한된다.
트러스트의 폴 카터는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한 구단의 도시입니다. 그리고 도심 구장의 전통과 사랑이 뉴캐슬 팬들에게 엄청난 의미가 있어요. 그곳에 유산이 있죠.
하지만 어려운 문제입니다. 도시가 작아서 충분한 공간이 없거든요."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볼 수 있듯 '유산'은 판매 포인트다. 뉴캐슬은 글로벌화를 원하지만 런던의 엄청난 이점은 없다. 토트넘 매장에서 30분만 있어도 엄청난 지출을 하는 한국 팬들의 물결을 볼 수 있다. 포스트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팀에는 토트넘의 전통 모티브인 수탉 대신 캥거루가 있는 제품 라인까지 있다.
뉴캐슬은 토트넘과 함께 시즌 막바지에 호주를 방문해 '브랜드 수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뉴캐슬 공항에서 미국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등 영국 북부 지역의 인프라가 또 다른 장애물이다.
짐 래트클리프 경이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할 때 인프라와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첫 번째 목표는 재개발 또는 새로운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 다음 계획 신청서를 설계하고 제출하는 것이다. 2028년, 2029년 또는 2030년이 되어서야 삽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건축 비용이 어떻게 증가했는가?
(위에서부터 '1톤의 고강도 철근', '구조용 철골 1톤', '레디믹스 콘크리트 1세제곱미터')
아스널이 애슈버턴 그로브 부지에서 기존 건물 철거를 시작한 지 20년 동안, 주요 건축 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건축비용정보서비스(BCIS)에 따르면 2004년 1입방미터당 레디믹스 콘크리트 평균 가격은 63파운드였다. 2014년에는 98파운드, 지금은 136파운드로 10년 만에 40% 상승했다.
1톤의 고강도 철근 가격은 2004년 333파운드에서 2014년 638파운드, 2024년 1,200파운드로 불과 10년 만에 88% 뛰었다. 1톤의 구조용 철골은 2004년 720파운드에서 2014년 1,075파운드, 2024년 1,706파운드로 20년 사이 130% 급등했다.
새 올드트래포드 건설비는 10억 파운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20억 파운드에 달할 수도 있다. 부채는 맨유에게 무거운 단어이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가 베르나베우 구장 대규모 개조 비용을 2053년까지 갚는다고 밝혔듯이, 맨유의 상환 기간은 2060년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맨유 서포터스 트러스트의 크리스 럼핏은 래트클리프의 존재 자체로 "믿을 만한 면이 생겼습니다. 글레이저 가문이 이 계획을 냈다면 우린 신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트러스트는 다음 단계를 논의할 태스크포스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주 첫 회의를 가졌다. 트러스트는 독자적으로 이전 여부가 아닌 팬들의 우선순위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럼핏이 말했다.
"우리는 '구장에서 무엇을 원하는가'를 출발점으로 삼는 게 최선이라고 봤어요. 그걸 가려내면 100만 달러 문제의 답이 나오겠죠.
의견이 정말 엇갈리더라고요. 팬들은 과정에서 옵션과 그에 따른 결과를 알고 싶어 합니다. 우린 5만 5천여 명의 시즌권 소지자가 있는데, 공사 중 수용 인원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새 구장을 지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어디에 세울 것인가요? '옆에'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토트넘 구장이 화이트하트레인 옆에 있듯 같은 땅에 지을 수 있을까요? 올드트래포드 주변 가용 부지를 보면 가능할 거 같아요."
재건축에 10억 파운드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올드 트래포드
"축구 팬들은 보수적인 존재죠. 맞습니다, 모두가 잃을 것을 두려워합니다. 이게 바로 새 구장에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가장 큰 걱정은 일반화되고 영혼 없는 보울 형태의 구장이 생기는 거예요.
하지만 새 구장들이 많이 나아졌어요. 아스널은 첫 번째였다는 점에서 희생양이 된 거죠. 분위기를 고려한 디자인 등 많은 교훈이 있었습니다. 토트넘은 잘 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구장도 분위기 조성을 최우선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럼핏이 지적하는 실패 사례는 웨스트햄의 올림픽 스타디움이다. 구단 측에서는 이 계약의 경제적 이점과 2016년 입주 후 트로피를 땄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 말이다.
"웨스트햄은 근본적으로 축구 구장이 아닙니다. 원정팀 지정석 뒷자리에 앉으면 그냥 TV로 보는 것 같아요. 정말 열악하죠.
업튼 파크의 끔찍하면서도 멋진 분위기는 진정 위협적이었던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웨스트햄은 이전하며 너무 많은 걸 잃었죠."
이런 맥락에서 '꿈의 극장'이라는 올드트래포드의 별명은 큰 부담이 된다. AST의 필립스 말대로 "새 구장으로 이전하는 건 한 번뿐인 기회"이기 때문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2,000여 개의 출입문 중 마지막 문을 통과하거나 토트넘의 고급 식당 'H'를 지나거나 올드 트래포드 홈 탈의실의 붉은 조명에서 나오면 세인트 제임스 경기장의 밀번 스탠드에 올라 1880년부터 경기장이 사용되어 온 경기장을 바라보게된다. 이 그라운드는 한번도 자리를 옮기거나 변한 적이 없다.
앤디 에이큰이나 콜린 비치와 같은 뉴캐슬 초창기 전설들이 이 구장에서 뛰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들이 봤을 구장의 모습은 어땠을까?
현역 선수들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을까? 구장에서 그들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아무나 물어본 적 있을까?
그날 토트넘전에서 루턴의 안드로스 타운센드가 윙을 달리고 있었다. 전에는 화이트하트레인에서 토트넘을 위해,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는 뉴캐슬, 구디슨에서는 에버턴을 위해 윙을 누볐다. 32살의 타운센드는 토트넘 구장과 피치 크기에 주목했는데, 화이트하트레인보다 5m 길고 폭은 1m 넓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상황을 제외하고는 경기 때 선수들이 별다른 주변 환경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비록 "원정 탈의실 크기는 중요합니다"며 샤워젤 품질에 대해 언급하며 웃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는 화이트하트레인에 비해 새 경기장에 대해 "훨씬 더 밝고, 더 화려하고, 더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궁극적으로 머릿속에는 경기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생각하다 보니 더 큰 그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매니저들은 관중과 득점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팬들과 구장 분위기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오, 당연히 그렇죠." 타운센드가 말했다. "오래된 구장일수록 피치와 가깝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화이트하트레인과 셀허스트 파크
(역자주:
크리스탈 팰리스 FC 홈 경기장)
, 그리고 지금의 케닐워스로드
(역자주:
루턴 타운 FC의 홈 경기장)
가 그렇죠. 그게 심리적인 건지는 모르겠네요.
특히 야간 경기 때 셀허스트 파크의 분위기는 놀라웠습니다. 케닐워스로드도 마찬가지였죠.
상대 선수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아마 안필드일 거예요. 이번 시즌에 전반전 1-0 리드했는데, 후반 초반에 동점 허용하자 갑자기 관중이 열광하더군요. 선수들도 그 기세를 타고 열을 올렸죠. 우리로서는 갑자기 경기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4-1로 패했습니다.
세인트제임스파크도 비슷한 이유에요. 몇 년 전 에버턴 시절 그곳에 갔는데, 관중들이 난리였죠. 분위기가 너무 달아올라 경기를 전개할 수가 없었어요. 선수들도 관중의 열기에 푹 빠졌거든요. 팬들의 열기가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거죠."
루턴도 새 구장 계획이 있지만, 케닐워스로드를 떠나는 건 감정적으로 힘들 것 같다. 구장에 영혼이 있다고 말하기엔 너무 낭만적으로 들리는가?
"완전히 그렇습니다. 백퍼센트 동의해요." 타운센드가 대답했다.
"구디슨 파크 말이에요. 에버턴은 재정 문제 때문에 구디슨을 떠나야 했죠. 하지만 구디슨에는 엄청난 역사와 추억이 있습니다.
당연히 떠나기 힘들 거예요.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뉴캐슬도 마찬가지죠. 수익 문제입니다. FFP 규정 때문에 선수를 팔아야 할까요? 더 큰 구장으로 가면 더 많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겠죠.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까요, 아니면 낭만적인 시각에서 볼까요?
제 질문은 이겁니다, 토트넘이 계속 화이트하트레인에 있었다면 '빅6'에 들었을까요? 탑4에 들었겠어요? 아마 그렇지 않았을 거예요.
물론 모두가 화이트하트레인에 남고 싶어 했겠죠. 하지만 지금 돈을 보면, FFP나 수익성 면에서 문제없는 구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토트넘이죠. 많이 잃었다고는 하지만, 큰 수익을 내고 많이 쓸 수 있는 큰 클럽이 된 거죠."
오래된 구장을 경험해본 현대 선수로서, 그는 새 구장 설계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팬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합니다. 웨스트햄의 그라운드 주변 육상트랙을 보세요. 분명 그건 분위기 살리기에 좋지 않습니다.
새롭고 적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윈윈입니다."
일요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스널과 2주 후 원정 경기를 치르는 맨시티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