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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맨의 하루#21 무능한 사원은 없다.

  • 토토닷 회원 등급 이미지 작성자 토토닷
    작성일 2026-01-01 04:20 조회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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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모르는 상사가 있을 뿐 .

2000 년은 중국이 해외자본 , 공장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때야 . 이전부터 국내 굴지 대기업들은 지속적인 투자를 해 왔고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공장 증설을 계속하고 있었지 . 우리 역시 이 대기업들과 보조를 맞춰야 했기에 중국 강 * 시에 철강 가공센터를 짓고 있었어 . 공장을 짓는 것과 동시에 거래선 이미 확보했거나 추진 중인 과의 업무 파악 , 생산 협의를 위해 본사에서 현장 관리 , 생산 , 영업 인원 10 여 명을 파견 보내야 했어 . 새로 영입한 중국어 능통자 포함 신입 , 경력 다섯을 포함해서 말이지 .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서 본사 파견 주재원이 정해지고 중국 현지 직원들로 채용이 마무리되자 필수 인원을 제외한 신입 , 경력자 넷이 국내로 복귀하면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어 . 한 명이 갈 자리가 없었던 거야 . 중국어 능통자는 수출 가전부로 똘똘한 넘은 관리부서로 , 엔지니어는 공장으로 부서 팀장들이 미리 점찍어 데려갔는데 진 ** 대리만 홀로 남게 된 거지 . 어쩔 수 없이 한직인 출고부서로 발령 . 술 못하고 말 없는 진 ** 대리 , 부서 직원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 . 회사 생활하려면 사람이 좀 눈치라도 있어야는데 진 대리는 그것마저 없었지 . 당연히 출고 팀장은 물론 직원들과도 대면대면 , 부서에 녹아들지 못했어 .

부서장들과는 정기적인 술자리가 있어 . 일하다 보면 종종 팀과 팀 사이에 부딪히는 건들이 생겨나기 마련 . 수출팀 , 국내 영업 1,2,3 팀에서 서로 급하게 내린 작업지시를 현장에선 적절히 조율해야 하고 출고 순번을 두고도 간혹 마찰이 생기니까 . 대게는 서로 협의해서 원만히 진행되는데 주문이 갑자기 폭주하거나 대기업 밴드들이 긴급하게 일정 단축 요구를 하면 수출부 , 국내 영업팀들 간에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생산관리부서와 언쟁도 생기지 . 뭐 그렇게 푸는 거야 . 팀장들끼리 술 한잔하면서 말이지 . 그날도 회사 근처 삼겹살집서 팀장들끼리 한잔하고 있었지 . 술이 몇 순배 돌자 출고 팀장이 진 대리 얘기를 꺼내는 거라 . 지켜 보는 게 참 거기기하다고 . 하는 일이란 게 공장에서 제품 생산이 완료되면 출력해서 제품에 태그 - 제품명 , 사이즈 , 중량 , 길이 , 제품 I.D 등을 기록한 이름표 - 부치는 건데 간혹 실수한다는 것과 부서원들과 친목을 위해 술자리를 가져도 도무지 마음을 열지 않는단 거였어 . 난 그럴 수 있다 여겼지 . 중국 공장 짓기 위해 나름 고학력자를 뽑아 짧게는 2 년 길게는 3 년여간 실컷 고생하고 왔는데 돌아갈 자리가 없다는 것부터 당황스러웠을 테고 기껏 맡은 일이 단순노무직이었으니 .

난 평소 생각하는 게 있었어 .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중국 법인장에게 전화를 걸어 진 대리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지 . ‘ 애는 어떠냐 ?’‘ 일은 잘했냐 ?’ 답은 명료했어 . 맡은 일 잘하고 성실한데 애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단 거였어 . 회식 때 못 먹는다는 술 억지로 먹였다가 난리 난 적도 있었다지 . 총무팀에 가서 진 대리 인사기록표를 봤어 . ** 대학 경영대 출신에 학점도 좋았지 . 곧바로 전무님을 찾아 부탁했어 . 진 대리 내가 데려가고 싶다고 . 이유를 물었고 난 준비된 답을 했어 . 건축 관련 매출이 늘고 있다 . 늘 살얼음판이다 . 당장은 필요 없지만 앞으로 업무가 늘어 날 것인데 그때 가서 신입 사원 충원하느니 그래도 중국 공장 경험 있는 진 대리가 낫지 않겠냐 . 회사 돌아가는 일을 시시콜콜 , 사소한 것 하나 놓치는 법이 없던 전무님이 그러셨지 . ‘ 말주변 없고 술도 못하는 진 대리가 영업을 할 수 있겠냐 ’. 난 그랬어 . 담보 대비 500% 어떤 곳은 1,000% 까지 물품 공급하는데 해당 업체 영업자들이 리스크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 이를 제 3 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업체 사정을 평가할 , 관리할 인원이 필요하다 . 진 대리에게 이 일을 맡기고 싶다 했지 . 전무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본인 의사도 중요하니 확인하라 하셨어 .

두어 번의 점심 먹고 커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저녁 술자리 물론 진 대리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 에서 진 대리에게 제의했어 . 내 팀에서 같이 일 한번 해보자고 . 진 대리는 그랬어 . 영업부서는 회사의 꽃인데 자신이 그 일을 할 수 있겠냐고 . 내가 생각하는 바를 얘기했지 . 전무님께 말한 그대로를 말이야 .

그렇게 진 대리는 우리 부서로 오게 되었어 . 백여 개의 거래처 재무상태 , 결제 관계 , 위험도 , 등급 등을 나름대로 메겨보라는 숙제를 던졌지 .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 방향도 제시해보라면서 .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 . 다만 , 이런 과정을 거치면 빠른 시간내 업체 파악이 되거든 . 중간중간 영업자들에게 진 대리와 동행 , 업체 탐방을 시킨 건 물론이고 . 당시는 특히 영업부서는 저녁을 겸한 술자리가 많았지만 진 대리에겐 일절 술 권하지 않았어 . 소주잔에 기분만 내라며 음료수를 줬지 . 나중에 안 얘기지만 진 대리가 술 못하는 이유가 있었어 . 체격도 후덕하여 남들이 보면 술 잘할 줄 알고 , 실지로 못 마시는 건 아닌데 건강하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걸어 다니는 종합병동이랄까 ? 그 나이에 당뇨 , 혈압약을 달고 살고 기관지며 시력 , 어디 한군데 성한 곳이 없다는 거였어 . 그러니 못 마시는 게 아니라 안 마셨단 게지 .

다섯 시 삼십 분 , 땡 하면 퇴근하는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진 대리는 혼자 회사에 남아 내가 맡긴 숙제를 열심히 했어 . 지금이야 인터넷 찾아보면 상장업체든 아니든 웬만한 회사정보 - 재무상태 , 매출액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현금보유 , 흐름 등 - 를 쉬 알 수 있지만 , 당시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에서 평가한 그야말로 보나 마나 한 자료들밖에 없었지 . 한 달여가 지났을까 ? 출근해보니 전면에 거래업체 분석이라 제목 적힌 두툼한 서류가 그러니 진 대리가 작성한 보고서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어 . 커피 내려 마시면서 첫 장부터 찬찬히 읽었지 . 나름 형식을 갖춰 열심히 한 티가 났었어 . 하지만 , 뭐 내가 , 담당 영업자들이 여기던 바와도 다르지 않아 눈여겨볼 만한 건 없었지 . 근데 마지막 단락 , 종합의견 - 현실태 , 문제점 , 개선방향 - 중 한 구절이 눈에 확 들어오는 거라 .

거래처 현장 ( 생산 ) 직원들과의 소통 , 관리가 필요하다 .’

대게는 그래 . 영업자들이 거래업체를 방문하면 대표자나 담당자 만나 이런저런 얘기하고 점심 먹고 명절에 선물 , 상품권 보내고 주요 업체는 때때로 담당자들과 술자리 가지는 정도랄까 . 근데 공장에 근무하는 생산직 팀장이나 직원들과도 소통이 필요하고 관리까지 ? 여기서 관리는 적당한 접대를 말하는 거야 . 영업자들이 생산 현장을 아예 가지 않는 건 아냐 . 한 번씩 휙 둘러보지 . 혹 영업자들도 모르는 경쟁 회사 제품이 있는지 , 좋지 않은 소문이 들리면 현장의 정돈 상태 , 직원들의 근무 태도 , 표정들을 살피곤 하지 . 하지만 이것도 드문 경우 . 진 대리가 제안한 것처럼 현장 직원들과 유대를 가진다거나 접대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거지 .

보고서를 들고 진 대리와 회의실로 갔어 . 수고했다 , 꼼꼼하게 잘 작성했다 . 이제 우리 부서 관리 업체들에 대해선 파악되었겠다는 의례적인 칭찬을 하고선 물었어 . 이게 뭐냐고 . 자세히 설명해보라 했지 . 현장 직원들과 소통이 잘 되면 유 , 무형의 이익이 생긴다 . 까다로운 작업 사양이 내려와도 면을 터놓으면 큰 불만 , 불평 없이 해낸다 . 맞어 ,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조금만 난해한 작업지시서가 내려가면 현장 담당자는 팀장에게 팀장은 공장장에게 불평 , 불만 쏟아냈으니까 . 큰돈 필요한 것도 아니다 . 담당자들이 업체 방문할 때 현장 직원용 제과점 과자나 빵 , 특히 더운 여름 시원한 수박이나 아이스크림 몇 통 , 몇 박스 들고 가도 현장 직원들은 고맙게 여긴다는 것 . 대접받고 있다 여긴다는 거야 . 거래업체 담장자나 대표는 절대 회사의 어려움이나 부정적인 부문을 얘기하지 않지만 , 현장 책임자나 직원들은 다르다 . 밥자리 , 술자리 가져보면 미처 파악하지 못한 회사정보들을 의외로 쉬 알 수 있다는 걸 진 대리는 중국 현지 경험을 토대로 줄줄 말하는 거였어 . 그 무뚝뚝하고 말 없는 넘이 말이야 .

몇 달이 지나 진 대리가 기본적인 업무 파악할 때쯤 , 공들이고 있는 그러니 신규 추진 중인 업체 몇 군데를 데리고 갔어 . 재무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업체들이었지 . 워낙 동종 업체들이 저가로 견적을 넣는 바람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만 지켜볼 수는 없잖아 . 한번 해보라 그랬어 , 부담 갖지 말고 . 아울러 결제가 번번이 미뤄지고 있는 요주의 업체들 몇 곳도 소개 해줬고 .

그러길 또 몇 달이 지났지 . 어라 , 진 대리가 신규 업체들을 하나 , 둘 물고 오네 ? 그것도 결제조건 , 사용량 , 마진율이 꽤 괜찮은 업체들로 말이야 . 발로 뛰는 거였어 . A 란 거래처 가는 길이면 그 주위 공단 지역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거였지 . 난 궁금했어 . 영업부서로 이직한 지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았고 말주변도 없는 진 대리가 어떻게 담당자를 설득 , 거래를 틀 수 있었는지 말이야 . 그냥 무작정 찾아간데 , 담당자 찾아 간단히 인사하고 명함 , 브로셔 주고는 멀뚱히 있는데 . 그게 다래 . 먼저 말하지 않는다는 거지 . 상대방은 뭐 이런 이상한 놈이 있나 싶겠지 . 지가 용건 있어 찾아 와놓고 정작 입을 다물고 있으니 말이야 . 틈만 나면 가서 그런다는 거야 . 그럼 상대는 질렸든지 아님 측은했든지 어라 먼저 말을 걸어온다네 , 심지어는 자신들은 거래처 바꿀 마음이 없으니 다시는 오지 말라면서도 그렇게 계속 찾아온 게 기특했는지 견적서는 한번 팩스로 보내보란다네 . 그게 또 인연이 돼 계속 가고 .

그게 통하냐 ?” 는 물음에 진 대리는 식 ~ 웃기만 했지 .

회사에서 관리 대상 중인 충남 논산의 ** 테크 , 진 대리에게 소개해줬던 요주의 업체 중 한 곳 , 대금결제가 4 개월째 미뤄져 회사에선 법적 절차 지급명령 , 가압류 등 - 를 검토 중일 때였어 . 당시 이 회사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지 . 진 대리와 회사를 찾아 대표자를 만났어 . 사정 설명할 수밖에 없었지 . 이대로는 안 된다 . 대금결제가 지금처럼 계속 미뤄지면 회사로서도 가만있을 수만은 없다 . 대안을 제시해달라 . 사실 법적 절차를 거쳐도 실익이 없었어 . 공장 등기부 등본에 담보 1,2 순위는 은행이었고 우린 3 순위 . 경매 절차를 거쳐 우리가 쥘 수 있는 금액은 그야말로 조족지혈 , 때문에 , 어떡해서든 대표자를 설득하려 분할납부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었어 . 공장은 계속 돌려야지 않냐면서 말이야 . 아무런 소득이 없었어 . 대표님은 뻔한 얘기 ,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만 했지 . 언제까지란 단서도 없이 무작정 기다려달라는 게 말이 돼 .

** 테크 다녀온 지 , 며칠이 지났을까 . 일단 법적 절차를 진행하면서 - 미수금을 지불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 계속 협상하기로 정해졌을 때였어 . 진 대리가 등기부 등본 하나를 내게 내미는 거야 . , 놀라자빠지는 줄 알았어 . 그건 충남 논산 공단 지역에 ** 테크와 일반인 1 명이 공동 지분으로 되어있는 4 천평 가량의 부지였어 . 소유권 이전된 이후 단 한 곳도 담보 설정되지 않은 그야말로 깨끗한 물건이었지 . 물었어 . 이걸 어떻게 알았냐고 ? 내가 맡긴 보고서 작성을 위해 혼자 ** 테크에 업체 탐방 간 날 , 대표자는 부재중이라 만나지 못했고 담당자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마침 점심시간이 되었고 외부 식당 가자는 걸 그냥 구내식당에서 간단히 먹자고 했고 ** 테크 구내식당에서 밥 먹다 뒤쪽 어딘가에서 현장 직원들이 나누는 얘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는 거야 .

이사는 언제 간다는 데 ?’‘ 아직 부지만 있지 공장 짓고 하려면 몇 년 걸린다던데 ’‘ 이사 가면 지금 구닥다리 기계들도 싹 다 바꾸나 ?’‘ 그건 모르지

진 대리와 내가 아무런 소득 없이 ** 테크 대표를 만나고 온 그날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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